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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성 척추후만증 (원인, 증상, 관리)

by Agong 2026. 4. 27.

어머니가 밭일을 하다가 갑자기 허리를 못 피시겠다고 하셨을 때, 저는 솔직히 '단순한 근육통이겠지' 하고 넘겼습니다. 그런데 병원에서 돌아온 진단명은 노인성 척추후만증이었습니다. 꼬부랑 할머니처럼 허리가 굽는 것을 막연히 나이 탓으로만 여겼는데,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원인이 얽혀 있는 질환이었습니다.

왜 허리가 굽는가 — 노인성 척추후만증의 원인

처음에는 단순히 나쁜 자세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실제로는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가장 큰 원인은 골다공증성 압박골절입니다. 골다공증이란 뼈의 밀도가 낮아져 스펀지처럼 구멍이 많아진 상태를 말합니다. 뼈가 이렇게 약해지면 넘어지거나 크게 충격을 받지 않아도, 일상에서 반복되는 작은 하중만으로도 척추뼈 앞쪽이 납작하게 주저앉는 골절이 발생합니다. 어머니 역시 본인은 다친 기억이 없다고 하셨는데, X-ray상에서 이미 두 군데의 압박 골절이 확인되었습니다. 제가 직접 영상 자료를 보고 나서야 이게 얼마나 조용히 진행되는 질환인지 실감했습니다.

 

두 번째로 중요한 원인은 척추기립근의 약화입니다. 척추기립근이란 척추를 세워주는 등 근육군을 통칭하는 용어로, 이 근육이 노화로 위축되면 몸의 무게 중심이 앞으로 쏠리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운동 부족이 문제라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밭일처럼 허리를 앞으로 굽히는 작업을 장시간 반복해도 이 근육이 오히려 더 빠르게 약해질 수 있습니다. 앞으로 굽히는 동작을 지탱하는 근육과 척추를 뒤로 세워주는 근육은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는 추간판 변성입니다. 추간판이란 척추뼈 사이에 있는 쿠션 역할의 디스크 조직으로, 나이가 들면서 수분을 잃고 납작해집니다. 이렇게 되면 척추 마디 사이 간격이 좁아지고, 특히 앞쪽이 더 많이 눌리면서 등 전체가 앞으로 기울어지는 흐름이 만들어집니다.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가 — 방치하면 달라지는 것들

증상을 단순히 '허리가 아프다'로만 생각하면 놓치는 부분이 많습니다. 어머니가 처음 호소하신 것은 등 통증이 아니라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무겁고 쉬 피곤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노인성 척추후만증에서 나타나는 보행 이상은 단순한 다리 문제가 아닙니다. 몸이 앞으로 쏠리면 이를 보상하기 위해 무릎과 고관절을 구부린 채 걷게 됩니다. 이 자세를 유지하려면 하체 근육이 지속적으로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 하므로, 짧은 거리를 걸어도 금세 피로해지는 것입니다. 시야도 자연스럽게 아래를 향하게 되어 계단이나 문턱에서 낙상 위험도 높아집니다.

 

후만 변형이 심해지면 흉곽이 압박되면서 폐활량이 줄어드는 기능적 문제도 생깁니다. 대한정형외과학회에 따르면 척추 변형 각도가 커질수록 폐 기능과 소화 기능에 미치는 영향도 비례해서 커진다고 합니다(출처: 대한정형외과학회). 어머니도 식사 후 더부룩함을 자주 호소하셨는데, 이것 역시 연관이 있었습니다.

 

진단은 주로 다음 검사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 척추 X-ray: 후만 각도(Cobb 각도)를 측정하여 변형 정도를 수치로 확인합니다.
  • 골밀도 검사(DEXA): 골다공증 여부와 압박 골절 위험도를 평가합니다.
  • MRI(자기공명영상): 신경 압박 여부나 추간판 상태를 세밀하게 확인할 때 사용합니다.
  • 핵의학 검사: 최근 발생한 골절인지, 오래된 골절인지를 구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 — 경험에서 찾은 현실적인 방법

치료는 골다공증 유무부터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어머니는 골밀도 검사에서 골다공증이 확인되어 즉시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의 골다공증 치료약을 시작했습니다. 비스포스포네이트란 뼈를 분해하는 세포의 활동을 억제해 골밀도 저하 속도를 늦추는 약물로, 먹는 약과 주사 형태 모두 있습니다. 이 치료를 건너뛰고 통증만 잡으려 하면 추가 압박 골절이 반복되어 변형이 더 빠르게 진행된다는 점을 제가 직접 의사에게 들었을 때, 왜 진작 검사를 안 받았나 싶었습니다.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척추 성형술(vertebroplasty) 또는 후만 성형술(kyphoplasty)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척추 성형술이란 골절된 척추뼈에 가느다란 바늘을 삽입하고 골 시멘트를 주입해 뼈를 굳히는 시술이며, 후만 성형술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풍선으로 주저앉은 뼈를 먼저 복원한 뒤 시멘트를 채우는 방식입니다. 다만 이 두 가지 시술은 적응증이 명확히 있으므로, 담당 의사와 충분히 상의한 후 결정해야 합니다.

 

보존적 관리 측면에서 제 경험상 가장 효과가 확실했던 것은 작업 환경을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서울아산병원의 질환 정보에서도 장시간 허리를 굽히는 동작을 피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출처: 서울아산병원). 어머니께 쭈그리고 앉는 대신 낮은 작업 의자를 쓰게 하고, 30분 간격으로 등을 뒤로 젖히는 스트레칭을 습관으로 만든 뒤, 통증 호소 빈도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칼슘과 비타민 D 섭취도 빠뜨릴 수 없습니다. 뼈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영양소이므로, 식품으로 부족하다면 보충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노인성 척추후만증은 '나이 들면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닙니다. 골다공증 치료, 근력 유지, 생활 습관 교정이 맞물릴 때 충분히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질환입니다. 부모님이 허리를 자꾸 짚거나 고개가 앞으로 쏠린다는 느낌이 든다면, 단순 노화로 넘기지 말고 골밀도 검사부터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치료와 관련된 결정은 반드시 담당 전문의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amc.seoul.kr/asan/healthinfo/disease/diseaseDetail.do?contentId=318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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