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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직성 척추염 (아침 강직, HLA-B27, 생물학적 제제)

by Agong 2026. 5. 8.

허리가 아파서 병원을 찾았다가 "단순 근육통이니 쉬면 낫겠다"는 말을 듣고 돌아온 경험, 한 번쯤 있지 않으신가요?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는데, 문제는 그 통증이 몇 달을 넘어 계속됐다는 겁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강직성 척추염(Ankylosing Spondylitis, AS)이 의심되는 상황이었고, 그제서야 이 질환이 얼마나 오진되기 쉬운지 실감했습니다.

아침 강직과 천장관절염, 디스크와 헷갈리기 쉬운 이유

강직성 척추염의 증상을 처음 접했을 때 저도 솔직히 "이게 디스크랑 뭐가 다른 거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나면 차이가 꽤 뚜렷합니다.

가장 핵심적인 차이는 통증이 '쉴 때 심해지고 움직이면 나아진다'는 점입니다. 일반적인 허리 디스크는 보통 움직일수록 더 아프고 누워 있으면 편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강직성 척추염은 정반대입니다. 특히 아침 강직(Morning Stiffness), 즉 자고 일어난 직후 허리와 골반이 굳어 있는 느낌이 가장 심하고, 스트레칭을 하거나 몸을 움직이다 보면 서서히 풀리는 패턴을 보입니다. 제 경험상 이 아침 강직이 30분 이상 지속된다면 단순 근육통으로 넘기기에는 찜찜한 신호입니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증상이 천장관절염(Sacroiliitis)입니다. 천장관절염이란 척추 맨 아래에서 엉덩이뼈와 엉치뼈를 연결하는 천장관절에 염증이 생기는 상태를 말합니다. 엉치 부위가 번갈아 가며 욱신거리거나 한쪽 엉덩이 깊숙한 곳이 아프다면 이 부위의 염증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단순 좌골신경통이나 근막통과 혼동되기 쉬운 부위라 놓치기도 쉽습니다.

 

강직성 척추염이 허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도 간과하기 쉽습니다. 인대부착부염(Enthesitis)이라는 증상도 나타날 수 있는데, 인대부착부염이란 근육이나 인대가 뼈에 붙는 지점에 염증이 생기는 상태입니다. 발 뒤꿈치가 이유 없이 아프거나 아킬레스건 부위, 앞가슴뼈 등이 눌리면 통증이 느껴진다면 허리 통증과 함께 이 질환을 한 번쯤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발 뒤꿈치 통증을 단순한 족저근막염으로 생각했을 정도입니다.

 

강직성 척추염을 의심해 볼 수 있는 신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40세 이전에 시작된 허리·엉치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
  • 아침에 일어났을 때 30분 이상 허리가 굳고 뻣뻣한 느낌
  • 쉬거나 앉아 있으면 더 아프고, 움직이면 오히려 나아지는 패턴
  • 발뒤꿈치, 아킬레스건, 앞가슴 부위의 설명 안 되는 통증
  • 눈이 충혈되고 빛에 민감해지는 포도막염 증상의 반복

이 중 두세 가지 이상이 겹친다면, 류마티스 내과 방문을 미루지 않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출처: 서울아산병원 질환백과).

HLA-B27 유전자 검사와 생물학적 제제, 치료에서 실제로 중요한 것

진단 얘기를 하면 꼭 등장하는 것이 HLA-B27 유전자 검사입니다. 여기서 HLA-B27이란 인간 백혈구 항원(Human Leukocyte Antigen) 중 하나로, 면역 반응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입니다.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90% 이상에서 이 유전자가 확인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HLA-B27이 있다고 해서 반드시 강직성 척추염에 걸리는 것은 아닙니다. 이 유전자를 가진 일반인 중 실제로 발병하는 비율은 약 5~6%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저는 HLA-B27 검사 결과를 두고 "양성이니까 이제 어떡하냐"며 지나치게 불안해하는 분들을 보면서, 이 수치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고 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검사 결과는 어디까지나 진단을 위한 하나의 참고 지표이고, 임상 증상과 MRI, 혈액 염증 수치(ESR, CRP)를 종합해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치료에서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s)를 1차 치료제로 사용합니다. NSAIDs란 스테로이드 성분 없이 염증과 통증을 줄여주는 약물군으로, 우리가 흔히 아는 이부프로펜 계열이 여기에 속합니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엔 이것만으로도 일상생활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저는 NSAIDs만으로 버티다가 진행을 막지 못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는 점에서 좀 더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할 수 있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NSAIDs에 충분한 반응이 없을 경우에는 생물학적 제제가 사용됩니다. 생물학적 제제란 화학적으로 합성된 기존 약물과 달리, 면역 반응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특정 단백질을 표적으로 차단하는 약물입니다. 대표적으로 TNF-α 억제제(엔브렐, 휴미라 등)와 IL-17 억제제(코센틱스 등)가 있으며, 척추 강직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효과적이라는 것이 임상적으로 확인되어 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강직성 척추염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생물학적 제제의 처방 비율도 함께 늘고 있습니다(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운동 요법을 약물만큼 중요하게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고, 저도 그 의견에 동의하는 편입니다. 척추 유연성을 유지하기 위한 맥켄지 운동이나 필라테스, 수영 같은 운동이 강직 예방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는 것은 여러 임상 연구에서도 반복적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약으로 염증을 잡고, 운동으로 자세와 유연성을 지키는 두 가지 축이 함께 가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강직성 척추염은 방치할 경우 대나무 척추(bamboo spine)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대나무 척추란 척추뼈들이 서로 융합되어 마치 대나무처럼 하나의 긴 뼈 구조물처럼 변하는 상태를 말하는데, 이 단계까지 진행되면 일상 움직임 자체가 크게 제한됩니다. 조기에 진단받고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결국 가장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강직성 척추염은 완치가 어렵다는 사실이 처음엔 막막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질환이 '관리하는 삶'을 설계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고도 생각합니다. 젊은 나이에 이유 없이 허리와 엉치가 오래 아프다면 담이나 피로 탓으로 넘기지 말고, 류마티스 내과에서 한 번쯤 확인해 보는 것이 맞습니다. 빠른 진단이 강직의 진행 속도를 결정적으로 바꿔 놓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학 조언이 아닙니다. 증상이 있는 경우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amc.seoul.kr/asan/healthinfo/disease/diseaseDetail.do?contentId=3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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